디자인 잘한다는 곳에 맡겼는데, 받아 보니 예쁜 PDF 그 이상은 아니었어요
경쟁사 소개서는 우리보다 투박한데, 미팅은 거기가 먼저 잡히더라고요
대체 어디를 고쳐야 하는 걸까요?
소개서와 제안서를 561건 만드는 동안 가장 자주 들은 말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설명 대신 실물 한 부를 폅니다.
의료 콘텐츠 회사 닥터레이블의 21장짜리 소개서입니다.
끝까지 읽힐 수 있었던 이유를 3가지로 정리했습니다.
3분이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소개서를 받아 본 대표님이라면,
아래 장면이 낯설지 않으실 겁니다.
사무실에서 돌려 보면 다들 좋다고 합니다.
어디가 문제인지 물어볼 곳도 없습니다.
어디부터 봐야 할지 없으면 상대는 훑고 덮습니다.
받는 사람은 감상하지 않습니다
소개서를 받는 상대는 심사하듯 읽습니다.
궁금해서 여는 게 아니라, 거래해도 되는지 판단하려고 엽니다.
“디자인이 좋으면 결국 읽히지 않나요?” — 아닙니다.
순서가 없으면 예쁜 장부터 먼저 잊힙니다.
읽는 순서를 정해주는 기술입니다.
그 순서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위에서 넘겨 본 21장을 한 장씩 열어 보겠습니다.
21장이 끝까지 읽힌 이유 3가지
아래 장표는 에디북스 포트폴리오에 공개된 닥터레이블 소개서 원본입니다.
결과물 자랑이 아니라,
어떤 결정이 읽는 순서를 만들었는지 보여드리기 위한 자료입니다.
“첫 장부터 회사 소개가 나와야 하지 않나요?”
첫 장은 인사말 대신
숫자 3개로 시작합니다
이 소개서의 첫 장에는 대표 인사말이 없습니다.
이 회사가 이미 가진 채널 조회수 세 개를 검은 카드에 하나씩 올렸습니다.
읽는 사람은 첫 장에서 ‘계속 볼 이유’부터 얻습니다.
인사말 대신 이 회사 채널의 누적 조회수 3개가 첫 화면을 채웁니다.
“색이나 폰트는 결국 취향 문제 아닌가요?”
색이 취향이 아니라
표지판으로 쓰였습니다
문제를 다루는 장은 강조색이 전부 빨간색입니다.
해결을 다루는 장으로 넘어가면 금색으로 바뀝니다.
읽는 사람은 색만 보고도 지금 이야기의 어디를 지나는지 압니다.
문제 구간이라 번호 배지부터 핵심 문구까지 강조색이 빨간색 하나로 통일돼 있습니다.
“말로는 누구나 잘한다고 쓸 수 있잖아요?”
주장 옆에는 항상
실물 화면이 붙어 있습니다
‘증명된 콘텐츠’라고 적은 장 옆에는
조회수가 그대로 보이는 실제 유튜브 채널 화면이 붙어 있습니다.
문장이 아니라 화면이 증거 역할을 하도록 배치했습니다.
주장 문구 오른쪽에 조회수가 보이는 채널 화면을 붙여 근거를 대신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남는 의심 하나
“어차피 외주를 맡기면, 어디에 맡겨도 결과물은 비슷하지 않나요?”
비슷해 보이는 결과물은 대부분 꾸미는 단계만 거친 자료입니다.
읽는 순서를 잡는 작업은 목차에서부터 갈립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고객이 먼저 알아봅니다.
들어갈 내용만 보내고 디자인 요청은 따로 하지 않았던 대표님의 후기입니다.
내용 전달 전부터 바로 목차를 만들어내시더라구요, 제가 미리 적어놓은 내용에 소름돋게 목차가 다 포함되어 있었어요
구조가 더 어려운 영문 회사소개서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요청한 작업이 단순한 디자인 수정이 아니라 내용 구조화, 기술적인 표현, 전달력 있는 구성까지 필요한 난이도 있는 작업이었는데,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깔끔하게 풀어주셨습니다.
가져가실 기준 하나
회사소개서 디자인을 새로 맡기기 전에, 오늘 본 순서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첫 장은 자랑 대신 상대가 계속 볼 이유로.
색은 취향이 아니라 이야기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으로.
주장 옆에는 반드시 실물을.
보내기 전, 첫 장만 놓고 확인해 보세요
지금 쓰시는 소개서의 첫 장을 열고 아래 4가지를 대 보시면 됩니다.
- 이 회사가 뭘 잘하는지 10초 안에 보입니다
- 회사 자랑보다 상대의 문제가 먼저 나옵니다
- 강조색이 한 장에서 한 가지 역할만 합니다
- 주장 옆에 화면·사진·숫자 같은 실물이 붙어 있습니다
막히는 항목이 있다면, 디자인을 새로 사기 전에 그 장의 순서부터 고치시는 편이 빠릅니다.
읽는 순서가 있는 소개서는 21장이어도 끝까지 넘어가고,
순서가 없는 소개서는 다섯 장이어도 첫 장에서 덮입니다.
이 글의 장표와 GIF는 에디북스 포트폴리오에 공개된 닥터레이블 소개서 범위만 사용했습니다.
슬라이드 속 조회수·비용 수치는 해당 소개서에 적힌 그 회사의 자료이며,
새 고객 자료를 다룰 때는 브랜드명과 수치를 익명 처리한 뒤에만 씁니다.
자주 묻는 질문
내용 정리가 안 됐는데 디자인부터 맡겨도 되나요?
들어갈 내용만 보내주셔도 목차와 읽는 순서를 먼저 잡습니다.
디자인은 그 순서가 정해진 다음에 얹는 작업입니다.
장수가 많으면 안 읽히지 않나요?
오늘 본 소개서도 21장이지만,
첫 장부터 다음 장을 열 이유를 만들어 끝까지 넘어가게 했습니다.
우리 업종은 보여줄 숫자가 없는데요.
작업 기간, 거래처, 운영 이력처럼 이미 있는 사실 중에서
상대의 판단에 필요한 것을 첫 장으로 당기면 됩니다.
에디북스 대표가 회사소개서·입점제안서·IR 피칭덱·브랜드소개서를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직접 만듭니다.
크몽 평점 4.9점(후기 146)은 그 과정에 남은 기록입니다.
만들다 멈춘 소개서가 있다면 카카오톡 채널로 보내주세요. 고칠 순서만 먼저 알려드려도 됩니다.